no.92
21세기 미술 전시 방법
미술 걸작품의 가격이 전 세계 유명 미술관들의 구매 예산을 훨씬 뛰어넘으면서, 미술관들은 성장을 위한 새로운 방법을 모색해야 하는 시대가 왔다. 시장 트렌드에 덜 민감한 장기 프로젝트를 추구하는 동시에 재력과 유연성을 갖춘 기업 재단 또는 개인 컬렉터들을 상대로 경쟁해야 하는 운명에 처한 것이다.
미술 경제지인 아트프라이스(ArtPrice)의 창립자이자 대표인 티에리 에르망(Thierry Ehrmann)은 “2000년 1월 1일부터 2014년 12월 31일 사이에 지난 19세기에서 20세기 동안 세워진 미술관 보다 훨씬 더 많은 수의 미술관이 건립되고 있다.”며 “실제로 매년 5개 대륙에서 약 700개 정도의 세계적 수준의 미술관이 만들어지며 각 미술관은 최소 4,500점의 예술작품의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주요 강국 (특히 중국과 미국)의 ‘*소프트 파워 (Soft Power)’ 야망이 미술관 산업 성장의 지정학적 원동력이자 오늘날 미술시장에 대한 아트프라이스(Artprice)의 개념적인 해석의 근본적인 요소를 나타낸다.”라고 덧붙였다.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루브르 박물관의 1년 치 구매 예산은 2천만 달러(약 200억 원) 이하로, 다행히 가끔 일회성 기부금 (one-off donation)을 받고 있긴 하지만, 미술관이 고가의 미술작품을 구매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예산이다. 예외적인 사례로, 프랑스와 네덜란드는 2016년 프랑스 로스차일드 컬렉션(Rothschild collection)의 렘브란트 초상화 두 점을 각 8천만 유로 (약 990억 원)에 공동 구매했다. 그리고 두 작품을 프랑스의 루브르 박물관(Louvre Museum)과 네덜란드의 레이크스 미술관(Rijksmuseum)에서 각각 소장하는 대신 작품 전시는 동시에 하기로 했다. 그러나 오늘날 대부분의 주요 미술관 또는 박물관은 합법적인 방법 (대출, 기부, 선물)을 통해 고가의 미술작품들을 보유 가능할 뿐, 어마어마한 미술작품 금액을 감당할 수 없는 처지이다.
2002년 7월 영국 소더비 (Sotheby’s)에서는 피터 폴 루벤스(Peter Paul Rubens)의 ‘베들레헴의 영아학살 (Massacre of the Innocents)’ 작품이 그 당시 금액으로는 세 번째로 높은 경매가에 낙찰됐다. 6천970만 달러(약 740억 원)에 이 작품을 구매한 캐나다 출신 사업가인 케네스 톰슨(Kenneth Thomson)은 이후 런던의 국립 미술관에 작품을 대여한 후 온타리오 미술관에 작품을 기부하였다. 물론, 이 미술관이 독립적으로 할 수 없었던 일이었을 것이다.
2017년 일본인 기업가 마에자와 유사쿠 (Yusaku Maezawa)는 뉴욕 크리스티(Christie’s)에서 장 미셸 바스키아 (Jean-Michel Basquiat’s) 작품 ‘Untitled (1982)’을 1억 1천5백만 달러(약 1200억 원)에 구입했다. 앞서 2년 전, 그는 뉴욕 그라피티 아티스트로의 작품을 5700만 달러(약 640억 원)에 구매하였고, 이 두 작품은 곧 나머지 다른 마에자와 컬렉션과 함께 그가 소유하고 있는 도쿄 외곽에 위치한 치바 지역의 현대 미술관에 전시될 예정이다.
브루클린 미술관(Brooklyn Museum)은 마에자와 유사쿠의 현대 미술관이 정식으로 오픈하기 전, 바스키아의 ‘Untitled (1982)’ 작품을 대여해 2018년 1월부터 3월까지 <One Basquiat>라는 제목으로 전시를 한다. 그 결과, 예상외로 많은 방문객들이 찾아왔고 바스키아의 ‘Untitled (1982)’이 그의 작품 중 가장 유명한 작품이 되었다.
바스키아가 죽은 지 20년 후 그의 작품 가격은 치솟았지만 뉴욕의 유명한 미술관들은 그 어느 곳도 바스키아 작품을 소유하고 있지 않다. 뉴욕 현대미술관 MoMA의 회화 조각 부문 수석 큐레이터인 앤 템킨(Ann Temkin)은 2017년 5월 뉴욕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장 미셀 바스키아 작품을 더 빨리 얻지 못한 것에 대해 후회한다고 말했다.
개인 컬렉터들은 정기적으로 자신의 소장품을 빌려주고 있다. 하지만 MoMA 미술관은 그보다 더 확실한 작품 기부를 원한다. 그리고 이미 억만장자 부동산 개발자인 쉘든 솔로우(Sheldon H. Solow)로부터 그의 일부 소장품 기부받기로 약속되어 있다. 바스키아 작품의 폭발적인 가격 상승의 경우 가장 놀라운 사례로 꼽히지만 다른 현대 미술가들 또한 비슷한 상황을 경험하고 있다. 이 중에는 피터 도이그 (Peter Doig), 리처드 프린스 (Richard Prince), 크리스토퍼 울(Christopher Wool)이 포함되어 있고, 최근에는 조지 콘도(George Condo)와 루돌프 스팅겔 (Rudolf Stingel)의 작품 또한 가격이 오르고 있다.
유럽의 주요 미술관 및 박물관들은 (루브르 박물관, 프라도 미술관, 영국 박물관) 18세기 후반과 19세기 초반 중요한 개인 컬렉션, 때로는 로열 컬렉션을 위주로 설립되었다. 2세기 넘는 기간 동안, 사회적으로 ’문화’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각국의 미술관 및 박물관은 예술작품이 창작되는 것과 거의 동일한 속도로 자신만의 컬렉션을 풍부하게 만들어 나갔다.
이와 동시에, 로스차일드(Rothschilds)와 록펠러(Rockefellers)와 같은 강력한 기업가와 은행가 가문은 주요한 개인 컬렉션들을 소장하였고, 이 중 일부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로버트 레먼(Robert Lehman) 컬렉션에 소장되었다.
21세기부터 개인 미술관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는데, 이들의 성공은 미술시장 발전 ‘Art Market,’과 2001년도에 문을 연 뉴욕의 ‘노이에 갤러리 (Neue Gallery)’의 매스컴 보도로 인해 만들어졌다고 볼 수 있다. 뉴욕의 노이에 갤러리의 경우 구스타프 클림트(Gustav Klimt)의 작품인 ‘아델르 블로흐-바우어의 초상 I, 2006 (Portrait of Adele Bloch-Bauer I, 2006)’을 1억 3500만 달러 (약 1520억 원)에 구입하여 그 당시 미술시장 사상 최고 가격을 기록하며 국제적인 관심을 받았다.
미술시장의 성장으로 주요 미술관 및 박물관과 컬렉터 사이의 경쟁이 심화되었다. 현대미술에 있어서 컬렉터들은 좀 더 개인적거나 때로는 보다 일관된 컬렉션을 보여주었다. 미국에서는 ‘루벨 패밀리 컬렉션 (The Rubell Family Collection (Miami)), ‘더 브로드 미술관(The Broad Museum (Los Angeles))’, 그리고 ‘힐 아트 재단(The Hill Art Foundation (New York)).’ 와 같은 훌륭한 곳에서 이러한 컬렉션들이 선보이고 있다.
유럽에서는 기업 재단과 개인 컬렉션이 문화의 일부가 되었다. 특히 프랑스는 개인 컬렉터들을 위한 곳으로 생 폴 드 방스(Saint-Paul de Vance) 마을의 ‘마그 재단 미술관 (Maeght Foundation)’, 파리의 ‘루이비통 재단 (Louis Vuitton Foundation)’ 그리고 프르 크롤 섬의 ‘카르미냑 재단 (Carmignac Foundation) 재단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아시아 컬렉터들은 미술과 미술 역사에 대한 엄청난 관심과, 재정적인 능력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의 소장품을 일반인들과 공유하고자 하는 욕망이 있다. 그래서 그들은 새로운 컬렉션 방식에 있어서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일본 기업가 모리 미노루(Minoru Mori)가 설립한 ‘모리 미술관 (Mori Art Museum)’은 현대 미술의 진정한 성전으로 자리매김했다.
중국에서는 억만장자인 류이첸(Liu Yiqian)이 아시아 최고의 컬렉션을 만들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상해에 위치한 류이첸의 ‘롱 미술관 (Long Museum)’은 전통과 현대 중국 미술 그리고 서구의 역사적인 미술작품을 통합하여 전시한다. 2015년 11월 9일 류이첸은 크리스티 (Christie’s) 뉴욕에서 ‘아메데오 모딜리아니 (Amedeo Modigliani)’의 작품인 ‘누워 있는 누드 (Reclining Nude)’ 작품을 1억 7천만 달러(약 1900억 원)에 구매한다. 심지어 그는 이 작품을 카드로 바로 결제했다고 한다.
출처: www.artprice.com
*소프트파워: 소프트파워(soft power) 또는 연성 권력(軟性權力)은 하버드 대학교의 조지프 나이가 고안한 개념으로, 설득의 수단으로서 돈이나 권력 등의 강요가 아닌 매력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출처: 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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