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93
예술세계가 유네스코 수상자인
잉그리드 도브시 교수를 두려워해야 할까?
모든 미술 경매 참가자들에게 미술품의 가치, 질 (quality) 그리고 진위 여부는 매우 민감 문제이다. 2015년 파리의 아트 딜러 베르트랑 탈라바르동 (Bertrand Talabardon)이 미국의 소규모 온라인 옥션에서 “19세기 미상의 작가” 페인팅 작품을 구매했을 때 그 작품의 추정가는 500-800달러(한화 약 56만-90만 원)였다. 그러나 구매 직후 이것이 유명한 17세기 화가 렘브란트의 작품이라는 것이 확인되었고, 이를 5백만 달러 (한화 약 56억 원)에 되팔았다. 그때 그는 경매소 직원들이 간과한 무언가를 알고 있었던 것이 분명하다. 이처럼 미술 시장에는 알려지지 않은 마스터피스 (“슬리퍼sleeper”라고도 부른다)를 발견하고 진위 여부를 식별해 상당한 이익을 덧붙여 다시 파는 “샤프 슈터 Sharpshooters (명사수)”라 불리는 전문가들이 있었고 탈라바르동은 이 일에 25년의 경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물리학자이자 듀크 대학의 수학 및 컴퓨터 전자 공학과 교수 잉그리드 도브시가 개발한 새로운 시스템으로 인해 그의 업계에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2019년 3월 14일, 잉그리드 도브시 교수는 그동안 연구해온 이미지와 신호 (signal) 관련 디지털 신호 처리 방식에 대한 연구로 로레알-유네스코에서 여성 과학자에게 주는 상을 받았다. 특히 미술계가 주목했던 부분은 그녀가 개발한 시스템이 고해상도의 작품 사진을 분석함으로써 고난도의 정확성을 가지고 작품의 진위 여부를 가려낼 수 있다는 점이다. 구체적인 수학 공식은 매우 복잡하지만 이미 학위논문을 통해 반 고흐 작품의 진위성을 판별하는 과정이 증명되었다. 도브시 교수에 따르면 주요 원리 중에 하나는 종이에 붓이 닿을 때 생기는 망설임을 캐치하는 것이며 그것이 작가의 영감 (inspiration)과 상관성이 있다는 것이다.
보통 사람들은 물리학자에게서 작가의 창작열에 대해 감성적인 이해를 기대하지 않지만, 도브시 교수는 어렸을 때 부모님과 미술관을 다니면서 미술작품의 매력에 빠져 이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즐거웠다. “미술은 저에게 기쁨을 주고 제 존재와 자연에 다가갈 수 있게 해줍니다. 수학이 서로 다른 개념을 연결해주는 언어와 같은 역할을 한다면, 미술도 그러합니다.” 즉 수학은 우주의 근원적 진실에 직선으로 다가갈 수 있게 한다면 미술은 마음의 진실에 빠르게 도달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창작에 대한 그녀의 관심은 반대로 이 기술을 사용해 작품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은 의문이 들게 한다. 기술의 핵심 원리를 통해 어떤 것을 진짜 반 고흐 작품이라고 하는지 알 수 있다면 그런 모든 지식과 기술을 사용해 거꾸로 반 고흐 작품을 그려낼 수 있지 않을까? 사실 이와 같은 의문은 작년 10월 크리스티 경매에서 인공지능 “화가” 오비어스 (Obvious)가 그린 작품 Edmond de Belaney from La Famille de Belamy가 추정가의 40배가 넘는 가격인 43만 2500달러(한화 약 4억 8천만 원)에 팔리면서부터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도브시 교수는 오직 다른 시스템들과 결합되었을 때만 이 기술을 이용해 창작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흥미롭게도 이미 그녀의 동료들이 이 시스템을 다른 것들과 접목시켜 “반 고흐 스타일”의 그녀의 초상화를 만들어 보내왔다. (상단의 사진) 그러나 궁극적으로 그녀는 이 시스템이 분석 도구이지 창작의 도구가 아니라고 말한다. “시스템에 부가적인 진위 판별 기능을 더 넣을 계획이지만, 그것은“부가적인”것일 뿐 실제 미술품 감별사들을 대체하는 것을 바라지 않습니다. 사람의 안목을 대체하는 것은 좋은 일이 될 수 없습니다, 단순히 그 과정에서 조금 더 현명한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뿐입니다.” 그녀는 처음부터 시스템을 진위성을 판별하기 위한 목적을 만든 것이 아니었고 앞으로도 상업적인 목적으로 이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나는 회사를 차리거나 사람을 고용하고 해고하는 과정을 원치 않습니다.” 결론적으로 이 시스템 코드는 오픈 소스 형식으로 무료로 배포될 것이다.
그녀의 연구는 앞으로 기술이 더욱 발전한다면 사람이 기술에 의해 완전히 대체되고 미술 시장에 더 교묘하고 판별하기 어려운 모작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해준다. 그러나 잉그리드 도브시 교수처럼 기술의 한계와 역할에 대해 분명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다면 두려워해야 할 사람은 미술품 감별사가 아닌 모작품 제작자 일 것이다. 또한 원작의 대한 가치와 예술성에 대한 평가는 더 기대된다고 할 수 있다.
출처: www.fob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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