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디자이너 발렌티노,
18년간 소장했던 바스키아의 작품을 경매에 올리다
5월 15일 크리스티 21세기 미술 경매에 이탈리아의 패션 디자이너 '발렌티노 가라바니(Valentino Garavani)' 컬렉션의 '장-미셸 바스키아(Jean-Michel Basquiat)'의 작품이 출품된다. 1983년에 그려진 이 작품은 가로폭이 무려 358cm나 되는 대형 캔버스 회화로, 원래 제목은 스페인어로 'El Gran Espectaculo (위대한 쇼)'라는 뜻이지만, 캔버스 뒷면에 쓰인 '나일강(The Nile)'으로 칭해지는 경우가 더 많다.
독특하게 세 개의 캔버스가 결합되어 거대한 서사를 이루고 있는듯한 이 작품은 파라오와 고대 이집트 유적을 암시하는 휘갈겨 쓴 문구들과 독특한 인물 형상으로 가득차있으며, 한 가운데에 오시리스 신이 이끄는 노란 배 한 척이 나일강을 따라 내려오는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한편 가라바니는 이 작품을 취득한 후 바스키아에 대한 헌정의 의미로 발렌티노 06/07 AW 시즌에 바스키아의 그림을 사용한 그래피티 프린팅 드레스 컬렉션을 발매하기도 했다.
이 작품이 경매에서 모습을 드러낸 마지막 순간은 2005년 소더비 뉴욕 경매인데, 당시 낙찰가는 69억원이었다. 이번 5월 크리스티 경매에서의 추정가는 약 597억원 이상으로 마지막 경매 때 달성한 수치의 8배가 넘는 가격이라 화제가 되고 있다.
바스키아의 작품은 부를 상징하는 트로피처럼 여겨지곤 한다. 최근 몇년간 경매에서 압도적으로 높은 판매액을 달성한 바스키아는 이제 시장에서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2021년 5월, 발렌티노의 공동창립자 지안카를로 자메티는 바스키아의 1983년 작품을 1240억원에 판매했다.) 바스키아가 사망한지 35년이 지난 시점에 열리는 이번 경매는 바스키아가 호화로움과 동의어가 되어버렸다는 암시이기도 하다.
이 작품은 대중문화에 그 모습을 드러낸 적도 있다. 2016년 쇼타임의 TV 시리즈 '빌리언스(Billions)'에 이 작품의 복제본이 등장했던 것이다. '빌리언스'는 헤지펀드이자 수집가인 스티브 코헨과 저명한 미국의 변호사 사이에서 벌어져 세간의 이목을 끄는 불화를 바탕으로 이야기다. 이 시리즈의 기획자들은 금융 부문 최고 경영자들의 사치를 상징할 수 있는 것으로 바스키아를 떠올렸다고 인터뷰에서 밝혔다.
한편 낙찰 수익금의 일부는 예술, 패션 그리고 교육을 목적으로 설립된 로마의 아카데미아 발렌티노라는 기관에, 또 다른 일부는 본사의 새로운 공간을 짓는 데 사용될 예정이다.
크리스티 현대미술 전문가 이자벨라 로리아는 순수미술과 호화로움은 역사적으로 끈끈하게 엮어있었으며, 관습적인 미술부터 거리 미술까지 담은 바스키아의 작품이 보편적으로 통용되는 문화 의식에도 스며들고 있다고 청중들에게 설명했다. 또한 바스키아는 늘 미래를 그렸으며 미래에 대해 더 이야기하고자 했다는 점을 덧붙이기도 했다.
출처: ar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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