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고흐와 폴 고갱
반 고흐 의 작품 뒤에 숨겨진 이야기
1888년 11월 어느날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는 그의 동생인 테오 고흐(Theo Gogh)에게 편지 한장과 사진 두장을 보냈다. 편지 속 내용은 그의 옛 친구였던 '폴 고갱'의 (Paul Gaugin)에 관한 이야기와 그 외 최근 작품과 사진에 대해 이야기다.
반 고흐는 머물던 프랑스 아를의 '옐로우 하우스(Yellow House)'에 폴 고갱이 합류한 후 위 두 점의 회화를 그리기 시작했다. 두 작품 속에 두 작가가 한 집에서 함께 머물던 추억이 담겨있는 것이다. 편지에서 반 고흐는 자신의 청록색 벽과 노란색의 의자가 낮을 의미하고 폴 고갱의 초록색 벽과 붉은색 타일의 의자는 밤을 의미하며, 이 두 점의 회화는 나란히 전시되어야 한다고 테오에게 설명한다. 두 의자가 아를의 옐로우 하우스에서 함께 지냈던 두 예술가의 자회상을 상징하고 있는 것이다. 반 고흐의 이 회화는 해바라기 시리즈 다음으로 가장 위대하고 가장 혁신적인 걸작품으로 인정받기도 한다.
The Empty Chair, engraving of a watercolour (The Graphic, 1870), Samuel Luke Fildes
반 고흐는 영국의 작가인 루크 필데스(Luke Fildes)의 판화 작품인 '빈 의자' 를 소유를 하고 있었기에, 어떤 이들은 반 고흐가 이것에 영향을 받아 의자를 그렸을 것이라고 추측을 하기도 한다. 루크 필데스의 판화는 소설가 찰스 디킨스(Charles Dickens)의 죽음을 기념하여 그가 죽은 날에 그의 연구실에 놓여져있던 의자를 담아낸다. 필데스가 그린 디킨스의 의자와 반 고흐가 그린 폴 고갱의 의자가 모두 왼쪽을 향해 있으며 같은 높이와 동일한 각도와 구조로 설치되어 있고 팔걸이마저 매우 흡사 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Van Gogh's Chair (1888-89), Vincent van Gogh
한편 단순하고 소박하게 보이는 반 고흐의 의자는 작가가 생각하는 자신을 나타내고자 한 자화상처럼 보인다. 팔걸이는 없지만 단단한 목재와 반듯한 등받이는 타일 위에 흔들림 없이 안정적으로 고정되어 있으며 실용적으로 보인다. 의자 위의 파이프와 담배 주머니는 그가 긴장을 풀기 위해 자주 사용하던 애장품으로 작가의 특성을 드러낸다.
독창적인 구도와 공간이 드러나는 이 작품은 관람자로 하여금 마치 실제 장소를 보고있는 것 같은 생동감을 느낄 수 있도록 그려진 것으로 평가받는다. 실제 옐로우하우스 내벽은 흰색으로 칠해져 있었지만 작가는 노란색 의자와 대조되는 밝은 청록색으로 벽을 표현했다. 또한 의자 뒤 오른쪽 문은 외부 거리나 작은 정원으로 이어질 것으로 추측된다. 그러나 의자 뒤에 놓여진 양파 상자의 의미는 아직도 미술 평론가들의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Paul Gauguin’s arm chair (1888) by Vincent van Gogh
폴 고갱의 의자의 더 깊은 색상은 반 고흐가 느꼈던 친구의 예술적 창조력에 대한 신비로움을 암시한다. 예술을 상상과 상징의 산물로 생각하는 폴 고갱의 의자는 고흐와 고갱이 함께 했던 한 장면을 연상시킨다. 자리에는 빛나는 촛불과 두 권의 책이 놓여져 있는데, 이는 폴 고갱이 잠들기 전 소설책을 읽으며 휴식을 취하곤 했음을 시사한다. 평론가들은 이 두 책이 찰스 디킨스의 소설책이라고 추측하기도 한다. 벽면의 가스등은 이 회화가 밤을 상징한다는 것을 드러내고 있어 고흐가 동생에게 보냈던 편지의 내용과 일치한다. 이 공간은 두 예술가가 하루의 작업을 마무리 한후 함께 머무르며 이야기를 나누었던 곳이기도 하다.
이러한 장면을 그린지 한달 후, 폴 고갱이 파리로 떠나면서 반 고흐가 스스로의 귀를 훼손하면서 옐로우 하우스에 아름다웠던 생활이 산산조각났다. 오늘날 이 그림들은 두 예술가가 함께 보낸 시간에 대한 증거로 남아 있다. 현재 반 고흐의 의자는 런던 내셔널 갤러리 (National Gallery in London)에, 폴 고갱의 의자는 암스테르담의 반 고흐 박물관(Van Gogh Museum in Amsterdam) 소장되어있다. 1890년 반 고흐가 사망한 후 두 작품은 동생인 테오 고흐가 물려 받았지만 이듬해 테오가 사망하며 테오의 아내 조 봉거(Jo Bonger)와 아들에게 물려졌다. 몇주 후 런던 내셔널 갤러리가 약 800파운드(약 120만원) 에 반 고흐의 작품을 구입 하였다.
조 봉거는 당시 약 200점이 넘는 반 고흐의 작품을 소유하고 있었는데, 남편의 형의 매우 개인적인 소장품을 쉽게 판매하기로 결정한 것은 아쉬움과 미스터리로 남아있다. 반 고흐가 고흐와 고갱의 의자는 한 작품으로, 분리하는 것은 절대 안된다고 언급했기 때문이다. 영국 미술 평론가 '윌리엄 피버'(William Feaver)는 “두 작품은 단순한 의자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반 고흐 와 폴 고갱 두 인물의 인생이자 초상화다”라고 말했다.
출처 : artnewspap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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