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156
영화 같은 예술 소식:
도난당한 반 고흐의 작품
암시장에서
모습을 드러내다.
빈센트 반 고흐, 봄 뉘넌의 목사관 정원(1884)”
블록버스터 영화의 한 장면에서 주인공을 방해하는 악당들은 비슷한 곳에 있곤 한다. 그들은 정확한 출처를 알 수 없는 명화들과 각종 사치품으로 꾸며진 아지트나 요트에서 그들의 권력을 향유하며 음모를 꾸민다. 이런 영화의 장면이 단순히 허구의 모습은 아닌 것 같다. 지난 3월 도난당한 반 고흐의 작품이 마피아를 비롯한 범죄조직들을 대상으로 하는 불법 미술시장에 매물로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이번에 모습을 드러낸 작품은 반 고흐의 “봄 뉘넌의 목사관 정원(1884)” 으로 코로나로 인해 휴관 중이었던 지난 3월 30일 네덜란드의 미술관 싱어 라런 미술관에서 도난당한 작품이다. 600만 유로 (한화 약 81억원) 에 달하는 이 작품은 그 동안 행방이 묘연했는데 작품의 소재를 뒤쫓았던 도난 작품 전문 형사인 아서 브랜드에 의해 최근 신원미상의 인물이 직접 찍은 사진과 함께 판매를 위해 힘쓰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번에 입수한 사진을 통해 브랜드는 몇 가지 사실을 알아냈다. 범인이 미술과 관련된 전문가라는 점과 현재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범인은 사진에 최근 날짜의 신문과 함께 작품의 전면과 뒷면을 모두 찍어 허위 매물이 아님을 강조했다. 작품의 뒷면은 작품의 진품여부와 작가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작품의 위조여부를 알 수 있는 단서이기도 하다. 사진에서 이러한 점을 고려했다는 점이 범인은 전문적인 미술품 도둑 혹은 미술 전문가라는 것을 짐작하게 한다.
범인이 간과한 것이 한가지 있다면 그것은 훔친 작품이 너무나 유명하다는 점이다. 비록 도난당한 작품이 반 고흐의 작품 중 대중에게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작품이긴 하나 반 고흐를 모르는 사람은 드물다. 브랜드에 따르면 유명한 작가의 작품은 오히려 많은 이들의 이목을 끌기 때문에 암시장에서 판매하기 어렵고 제값을 받기도 어렵다.
도난당한 명화들은 그 동안 범죄 조직들에게 매력적인 사치품일 뿐만 아니라 여러가지 활용도를 가졌다. 예를 들어 범죄자들은 명화를 자신의 형량을 줄이기 위한 인질로 사용하기도 한다. 반 고흐의 예술 세계에서 큰 가치를 가지고 있는 “슈케베닌겐 바다 전경 (1882)”과 “누에넨 개신교회를 떠나는 신도들 (1884)” 는 2002년 도난 당했다가 2017년 마피아 두목들에게서 발견되었다. 이후 이 마피아 두목들은 이를 자신들의 형량을 낮추기 위한 협상도구로 사용했다. 더불어 명화들은 마약, 무기 거래 등 불법적인 거래에서 담보로 사용된다고 브랜드는 밝혔다.
도난당한 예술품의 5~10%만이 다시 나타나고 나머지는 파괴, 분실 또는 은폐되어있다는 것을 고려할 때 범인이 판매의지를 가지고 사진을 공개한 사실은 작품의 회수가능성을 기대해 볼만 하게 만든다. 영화는 현실에서 일어나기 힘든 판타지를 보여준다. 하지만 때로는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그런 일들이 우리 주위에서 일어나고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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