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158
진정한 다양성을 위한
미술계의 변화는
시작되는가
예술계에서 소수자란 자주 작품을 만드는데 영감을 주는 존재들이었다. 인종, 국적, 성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아웃사이더들이 보여주는 관점들은 대중들이 쉽사리 보지 못했던 독특한 모습들이었기 때문이다.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 사건 이후로 전세계로 퍼진 “BlackLivesMatter” 은 다시금 예술 시장에 질문을 던진다. “과연 예술계는 다양성을 존중하고 있는가?”
역사적으로 미술계는 “백인 남성 예술가” 들이 그린 회화작품들이 지배하던 공간이었다. 현대 미술의 탄생 이후 다양한 인종과 여성이 참여하고 회화 이외의 다양한 표현 방법이 시도되었지만 정확히 얼마나 미술계에서 다양성이 존중되고 있는지는 판단하기는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 8월 개최하는 비엔날레인 마니페스타 (Manifesta) 는 자체적으로 비엔날레에 참석하는 작가들을 대상으로 인구 통계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에 따르면 최근 여성에 대한 권리와 형평성에 대한 논의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었지만 아직 참가자의 59.5%가 남성 작가이고 40.5%가 여성 작가로 아직 성별 간 유의미한 차이가 있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사실 성별 간 차이는 인종 간 차이에 비하면 굉장히 차이가 좁혀진 분야이다. 마니페스타에서 54.1%에 달하는 인종은 백인으로 27%의 중동인과 10.8%의 흑인 그리고 8.1%의 동양인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 모습을 보여줬다.
이러한 조사가 미술계 전체를 대표한다고 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세계적인 페어들에서인종적 다양성이 충분히 반영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많은 것은 사실이다. 미술관도 인종적 불균형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않다.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은 최근 내부적인 개혁 요구에 따라 13가지의 반-인종주의, 다양성 확대 계획을 발표했다.
다양성을 위한 계획이 발표된 배경은 지난 6월 26일 익명의 미술관 직원 그룹이 공개 서한을 미술관 운영진 측에 전달한 것이다. 서한에는 2017년 다양성을 위한 계획을 미술관 측이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구조적인 인종, 성별 등의 차별에 대해 미술관이 침묵하고 무마했다는 고발이 담겨 있다.
공개 서한에 참가한 익명의 인원은 이야기한다. “미술관 측의 새로운 계획 발표는 작은 승리라고 보기보다는 립서비스에 가깝습니다. 많은 문화 기관이 현재 #BlackLivesMatter를 표방하지만 많은 미술 기관의 지도부들은 위선들을 보여줘왔습니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을 포함하는 여러 국제적인 미술관들에서 다양성을 위한 내부적인 요구는 이어지고 있다. 그간 다양성이나 인종평등에 대한 요구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BlackLivesMatter”로 촉발된 변화요구는 실효성 없던 다양성 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한다는 점에서 분명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간 외면하고 있던 인종차별과 다양성 결여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는 만큼 앞으로 미술계가 어떤 변화를 맞이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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